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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lads on the Subway

<바닥꽃> - 김인구 작사 (2) 본문

창작 발라드

<바닥꽃> - 김인구 작사 (2)

lagun55 2023. 2. 2. 11:15

첫 작업 '먼 섬 등대에'를 완성해 갈 즈음, 또 오금역에서 서성대기 시작했다.

승강장 시작부터 끝까지 걸으며 가사로 사용할 시를 계속 찾았다.

이 기회에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건, 지하철 승강장에 있는 시들이 대체적으로 너무 짧다는 것이다.

또 지하철에 관련된 시들은 노래 가사로 쓰기에는 적절치 않았고, 김소월 같이 알려진 시인의 곡은 다루기가 껄끄러웠다.

 

몇 주간 또 헤매다가 다음 작업을 할 시를 드디어 찾았다.

5호선 오금역에서 발견한 김인구 시인의 '바닥꽃'이라는 시인데, 처음에는 가사로 쓰기에는 어려울 것 같아 그냥 지나치다가 몇 번을 망설인 끝에 이 시로 노래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시에서는 왠지 '일어서야지 일어서야지' 외치는 게 코로나로 인해 축 처진 기분을 북돋아주는 듯했다.

시의 내용이 좋아 그 분위기에 맞는 기타 패턴을 먼저 고민했다.

 

잠깐, 이 글에서도 다시 사죄의 말을 전해야겠다.

앞 글에서도 언급한 대로 작곡을 해 본 적이 없어 원 시를 그대로 다 살리는 능력을 갖추지 못했음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노래 가사로 바꾸려다 보니 박자가 안 맞아 본의 아니게 원 시를 조금 변경할 수밖에 없었는데, 시인에게 용서를 구한다.

그래도 시인이 남기려고 한 메시지와 긴 구절들을 어떻게 해서든 살리려고 노력했다는 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이 시 역시 최근 다시 찾아보니 철거되어 있는데, 다행히 인터넷에서 원시를 찾을 수 있었다.

 

바닥꽃 (김인구 작사, 나건 작곡)

바닥꽃

김인구

 

모두를 떠나보내고 난 뒤에야

앉은자리에서 싹을 내민다

 

모든 걸 놓아버리고 난 뒤에야

슬그머니 손 내밀어 핀다

 

잃을 것, 가진 것 없어

두 손 털어 버리고 가는 뒷모습에서

푸른 현기증처럼 아른다며 피어나는

바닥이라는 꽃 한 송이

 

바닥을 치고서야

꽃으로 피는 그 눈물 꽃의 꽃말은

일어서야지

일어서야지

 

 

이 곡의 반주를 편곡할 때 제일 힘들었던 게 스틸 기타 녹음이었다.

처음에는 미디로 찍어 넣을까 하다가 느낌이 안 나서 직접 기타를 연주하기로 했다.

나름 열심히 치긴 했는데, 전체적으로는 무난했지만 마디별로 보면 빠르기가 일정치 않았다.

내가 제일 잘하는 인터넷 뒤지기.

Studio One의 Bend Tool을 이용해서 밀린 박자는 당기고 부족한 박자는 늘려서 기타 반주 트랙을 완성했다.

 

다른 악기들은 대체로 첫 곡 때 사용했던 악기들을 불러와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일렉트릭 기타는 SPIFIRE AUDIO LABS에서 Peel Guitar를 무료로 다운로드하여 사용했고, 첼로 역시 SPIFIRE AUDIO LABS에서 Cello Moods를 무료로 다운 받아 사용했다.

 

믹싱에서는 이때부터 Delay를 약간 섞기 시작했고, 메인 보컬에 Waves사의 GW Voice Centric을 사용해 보컬을 조금 더 강조했다.

 

두 번째 작업곡인 김인구 시인의 '바닥꽃'은 2022년 6월 4일 완성하였다.

첫 번째가 힘들지 벌써 두 번째가 되니까 작업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이제 필요한 건 새로운 가사.

지하철을 바꿔 탈 때마다 개찰구로 그냥 나가지 않고 승강장을 계속 어슬렁거리며 가사를 찾는 새로운 습관이 생겨났다.

또 한 가지.

이제는 그냥 웬만하면 휴대폰으로 찍은 다음 집에서 찬찬히 다시 살펴본다.

이때 주의할 점은 젊은 여성이 옆에 있을 때는 촬영 금지.

괜한 오해를 살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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