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lads on the Subway

나는 피아노를 치지 못한다. 그렇다고 아예 손도 못 대는 정도는 아니고, 코드 정도는 누르고 멜로디 정도는 치는 정도이다. 어차피 싸구려 미디 키보드로는 레이턴시 때문에 제대로 된 피아노 연주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내 정도 실력으로도 피아노 입력은 노가다로 해결하면 되었다. 그런데 이 곡. 2016 지하철 시민공모작 선정작인 이현실 시인의 '밑줄'에서는 자유로운 피아노가 중심이 되어야 하는데, 이런 정도는 찍어 넣는 것 만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시도한 방법을 잠시 소개한다면. 드럼 비트와 베이스 라인을 편곡하고 코드만 찍어 넣은 다음, 이 반주를 들어가면서 미디 키보드로 음과는 상관없이 리듬 위주로 기분을 내었다. 마치 영화에서 배우들이 연주하는 흉내를 내듯이. 음들은 엉망진창이지만 기분은 충분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