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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lads on the Subway

<먼 섬 등대에> -노금영 작사 (1) 본문

창작 발라드

<먼 섬 등대에> -노금영 작사 (1)

lagun55 2023. 2. 2. 10:16

지하철 5호선 오금역에서 제일 처음 내 눈길을 끈 시는  '먼 섬 등대에'라는 시였다.

2018년 지하철 시민공모작 선정작인 노금영 시인의 시에서 '먼 섬 등대에 그리움 두고 왔다'라고 하는 시의 첫 구절이 자꾸 눈에 밟혀 몇 주를 계속 읽고 또 읽었다.

지금은 원 시를 그대로 살릴 수 있을 정도로 다소 발전했지만, 이 곡을 만들때만 하더라도 처음이라 전체 시를 다 살릴 능력이 없어, 곡을 만들기 편하게 시에 약간의 수정을 가했다.

 

시인 노금영 씨께 이 글을 통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이 곡을 만들고 한 두달 지난 후 원래의 시를 다시 보고 싶어 오금역에 갔는데, 이상하게 이 시가 철거되어 있었다.

원 시를 따로 적어 놓은 게 없어 여기에 시 전체를 소개드리지 못했었는데, 다행히도 시를 만드신 노금영 시인께서 직접 유튜브에 가사를 보내 주셨다. 

 

먼 섬 등대에 (노금영 작사, 나건 작곡)

먼 섬 등대에

노금영

먼 섬 등대에 그리움 남겨 두고 왔다

먼 섬 등대에 별 꽃 달아 주고 왔다

먼 섬 등대에 내 눈 한쪽 달아 놓고 왔다

먼 섬 등대에 사랑 걸어 놓고 왔다

먼 섬 등대는 오늘도 내 사랑 깜박이고 있다

 

 

이 곡을 처음에는 통기타 반주에 백보컬만 입혀 만들려고 하다가 기왕 시작한 거 드럼과 베이스까지 입혀야겠다고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Studio One 기본 악기 플러그인 중에서 드럼에 IMPACT XP가 있어 열심히 공부한 후 미디를 찍어 넣었는데, 뭔가 좀 허전했다. 드럼의 느낌이 좀 약하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또 뒤지기 시작. 

Volt 1을 구입할 때 따라온 무료 소프트웨어가 생각났다. ujam에서 나온 virtual drummer Deep인데,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일일이 비트를 찍지 않아도 된다.

오른쪽 위에 있는 Latch 버튼을 눌러 놓고 이것저것 들어보다가 이 곡에 어울리는 비트를 찾으면 그 패턴을 그대로 미디에 옮겨 놓을 수 있다. 

 

젊은 친구들이야 얼마든지 비트를 찍을 수 있겠지만 나이가 든 나로서는 이것처럼 편한 플러그인이 따로 없다.

패턴도 다양해서 미디 트랙에 복사한 후 약간 수정하거나 짜깁기 하면 금방 해결되고, feel in도 몇 가지를 제공하기 때문에 미디 트랙으로 옮겨 놓고 조금씩 수정을 하면 된다.

또 하나.

베이스 역시 Volt 1을 구입할 때 따라온 무료 소프트웨어인 ujam에서 나온 virtual Bassist Dandy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플러그인도 드럼과 마찬가지로 패턴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나는 패턴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

다만 나는 이 베이스의 음색이 마음에 들어 베이스 작업할 때는 웬만하면 이 플러그인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

 

이 곡에서 전주나 간주에 사용한 악기 플러그인은 스튜디오원 기본 악기인 MaiTai와 Mojito이다.

MaiTai에서는 Pad 계열 중에서 Imperial Drone을 사용했는데, 예전의 신디사이저 계열 음색만 기억하고 있는 나에게는, 아주 새롭게 느껴진 음색이었다.

노브가 하도 많아서 이것저것 조금 건드려보다가  내가 만질 수준이 아니라 생각하고 원 음색을 그냥 사용하기로 했다.

요즘 젊은 음악인들은 이런걸 주무를 수 있을 테니 조금 부러웠다.

 

여기까지 편곡을 마치고 보니 대선율이 하나 필요할 것 같아 첼로 음색을 찾았는데, 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조금 가냘픈 첼로 음색을 원했는데, 다 음색이 강해서 어울리지가 않았다.

또다시 뒤지기.

결국 찾은 것이 SPITFIRE AUDIO LABS의 Cello Moods이다.

이 플러그인 역시 무료.

SPITFIRE AUDIO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가입을 하면 LAS에 있는 다양한 음색의 악기들을 무료로 얻을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반주 편곡을 완성하고 Mixdown해서 MR을 만든 후 High와 Low 백보컬 녹음까지 입히고 보니 이제부터 또다시 연구가 필요했다.

믹싱을 하고 마스터링을 해야 하는데, 이게 정말 까다롭다.

 

모니터 환경이 열악하니 (10만원 짜리 탁상용 스피커) 헤드폰으로만 작업을 해야 했고, 컴프레서, 이큐, 리버브 등은 옛날에 써 본 경험이 있어 그런대로 해결을 했지만, 믹싱은 생각대로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수차례 시행착오를 겪은 후 최종적으로 나만의 mixing template을 만들었는데, 나는 이후 모든 곡에서 이걸 사용하고 있다. 사실 곡마다 다르게 해야 하는 게 정상이지만, 나이가 들었으니 간단할수록 좋다.

 

최종적으로 Ozone에서 완성된 midi파일을 불러와 마스터링을 마무리했다.

여기까지가 <지하철 승강장에서 읽은 시> 시리즈의 첫번째 작업과정이다.

2022년 5월 4일 첫 번째 작업곡인 노금영 시인의 '먼 섬 등대에'를 완성하였다.

약 2달간 헤매고 헤매다가 결과물을 만들어 냈는데, 이 곡에서 기타는 내가 직접 쳤다.

 

머리가 깨질듯 아프기도 했지만 치매 예방에는 이것처럼 좋은 게 없으리라 생각한다.

더욱이 시간은 왜 그렇게 빨리 지나가는지...

 

사족.

지금와서 다시 생각해 보니, 이 시 구절 중에서 '내 눈 한쪽 달아 놓고 왔다'라는 구절이 뜻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노래 가사로 쓰기에는 조금 부적절한 것 같아, 무례(?) 아니면 무식하게 시를 조금 바꿨고, 이게 하다 보니 점점 용감해져서(?) 가사를 덧붙이기까지 했었던 것 같다.

맨 처음으로 멋모르고 시작한 거라 시를 온전히 살려내지 못하고 손을 대고 말았다.

양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아울러 이 시가 없었더라면 내가 이렇게 곡을 만드는 일은 생기지 않았을 거다.

처음에 이 시를 읽고 또 읽으면서 가슴속에 멜로디가 떠올라 나도 곡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었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인사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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