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5/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ags more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Ballads on the Subway

<평상> - 강찬모 작사 (4) 본문

창작 발라드

<평상> - 강찬모 작사 (4)

lagun55 2023. 2. 3. 11:25

이 곡은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에서 발견한 강찬모 시인의 '평상심(平床心)'이란 시에 곡을 붙인 것이다.

곡 만드는 작업을 계속할까 말까를 고민하던 중, 자주 이용하는 5호선 광나루역에서 이 시를 발견하였다.

이 시를 처음 접했을 때 노래 가사로는 좀 만들기 힘들겠다 생각되어 그냥 지나치곤 했었는데, 이게 자꾸 뒷덜미를 잡아챈다.

이 시의 도입부는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중간 부분은 노래 가사로 쓰기에는 조금 무거운 듯해서 망설이다가 그냥 지나쳤는데, 왠지 모르게 이 시를 자꾸 찾아보게 되는 게 아닌가?

 

이게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원래 이 시의 마지막 구절이 마음에 들었었다.

'특별히 평상심을 찾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이 걸 그대로 가사로 쓰기에는 조금 어려웠다.

고민 끝에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가 무엇일까를 생각하다가 전면적인 개사를 하게 된 것이다.

하단부의 시를 위쪽으로 끌어올리면서 2절로 만들었고, 원 시에 없는 '라랄라...'를 추가해 곡의 분위기도 조금 밝게 바꿨다.

 

원래야 시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개사하는 것이 맞겠지만, 상업용으로 만드는 것도 아니고 방구석에서 혼자 만들고 혼자 즐기는 거니 괜찮으려니 생각하고 가급적 시인이 말하려던 의미가 무얼까 고민하며 개사를 했고, 제목도 이해하기 쉽게 '평상심'에서 그냥 '평상'으로 바꿨다.

 

이 점. 강 찬모 시인께서 양해해 주시기를 바란다.

그래도 이 시에 감명을 받은 독자의 한 명이니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

 

평상 (강찬모 작사, 나건 작곡)

평상심(平床心)

강 찬모

여름에는 평상 하나를 갖자

평상은 집 속에 떠있는 또 하나의

네모로 된 마당

감나무집 사람들의 저녁이

서럽도록 둥글게 마주하는 맨발

망명 정부의 한여름밤의 행복한 막사

소소한 일상이 밥알처럼 튀어나와 번지는

평상에서 밥 먹고

평상에서 수박 먹고

평상에서 모기 쫓고

별을 담은 평상은 서로 강물이 되고

그리움이 되고

특별히 평상심을 찾지 않아도 된다

 

 

 

이 곡에서 기타는 내가 직접 쳤는데, 구닥다리라 세련되지는 못했지만, 방구석 레코딩치고는 그런대로 쓸 만했다.

네 번째 작업곡인 강찬모 시인의 '평상'은 2022년 9월 5일 작업을 완성했다.

 

카톡으로 친구들에게 앞서 작업한 곡들을 보내줬더니 영 반응이 신통치 않다.

제일 낳은 격려성 답장이 '70년대 감성이군!'이다.

 

그 오랜 세월 동안 같이 노래하며 놀았는데...

요즈음에도 가끔씩 놀이터에 모여 노래를 하곤 하는데 (놀이터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맨날 히트한 가요나 팝송만 불렀으니 없던 걸 만들어 내는 창작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조금 무지한 듯하다.

더군다나 맨날 노래방 반주를 들어서 그런지 반주를 만드는 작업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이해는커녕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최소한 격려 정도는 해 줘도 좋았을 텐데...

조금 실망스러웠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