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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lads on the Subway

<종이배> - 김중수 작사 (20) 본문

창작 발라드

<종이배> - 김중수 작사 (20)

lagun55 2023. 4. 2. 10:13

다니는 역이 하도 뻔해 이제 미뤄놓았던 시들을 다 꺼내야만 했다.

2021년 지하철 시민공모작 당선작인 김중수 시인의 '종이배'는 두 달 전쯤  '겨울 풍경화'와 같이 5호선 광화문역에서 발견한 시인데, 첫 구절인 '뽀얀 물안개 꿈그물 펼치던 강마을'은 쉽게 멜로디 라인이 완성되었지만 그다음 전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미뤄놓았었던 시이다.

시의 구조대로 1절과 2절을 만들고 나니 후렴구가 없어 너무 심심해 고민을 하다가 원 시의 내용은 그대로 살리되 1단과 2단의 내용을 적절히 섞어서 후렴구를 만들기로 했다.

즉 1단과 2단에 공통으로 있는 '하얀 도화지 접어 띄운 종이배 하나'를 중심으로 해서 시를 섞어 후렴구를 만든 것이다.

그리고 후렴구에서 리듬을 살리기 위해 '동화 그리던 모래언덕' 다음에 '위에'를 첨가하고 마무리를 하기 위해 '하얀 도화지 접어 띄운다'로 끝을 맺었다.

 

시를 노래 가사로 쓰려다보면 종종 이런 일이 일어난다.

김중수 시인의 양해를 바란다.

종이배 (김중수 작사, 나건 작곡)

종이배

김중수

뽀얀 물안개

꿈 그물 펼치던 강마을

하얀 도화지 접어 띄운

종이배 하나

지금은 어데쯤 갈까

 

수양버들 하늘하늘

동화 그리던 모래언덕

하얀 도화지 접어 띄운

종이배 하나

지금은 무슨 꿈 싣고 있을까

 

이 곡의 멜로디를 만들때부터도 이상하게 트럼펫이 떠올랐다.

아무래도 강가 저 멀리서 들려오는 트럼펫 소리가 내 기억 어디엔가 있었나 보다.

이 느낌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이번에는 반주 악기를 관악기로만 채우기로 작정하고 작업을 시작했다.

트럼펫, 트롬본, 또 내가 좋아하는 호른까지 구성을 했는데, 무언지 허전해 고민하다가 유포늄을 사용하게 되었다.

유포늄(euphonium)은 테너 튜바라고도 하는데, 독주 악기로는 잘 사용하지 않지만 어떤 악기와도 잘 어울리는, 성악으로 치자면 바리톤과 같은 음색을 지닌 악기이다.  

이 유포늄이 들어가니까 중간에서 소리를 잡아주어 안정감이 생기게 되었다.

 

이 곡의 편곡 시작할 때부터 점찍어두었던 트럼펫은 오히려 강가 저 멀리서 들려오듯 한쪽 채널 끝에 작게 나오도록 했는데, 나는 이 곡이 완성된 다음, 이 트럼펫이 나올 때가 되면 괜히 기분이 이상해지고 갖가지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스무 번째 작업곡인 김중수 시인의 '종이배'는 2023년 4월 2일 완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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